이백(李白)—사조루에서 이운을 전별하다(宣州謝脁樓餞別校書叔雲)

2016-11-27 18:44글|임명신
中国(韩文) 2016年9期
关键词:建安李白文章

글|임명신(한국)



이백(李白)—사조루에서 이운을 전별하다(宣州謝脁樓餞別校書叔雲)

글|임명신(한국)

棄我去者,昨日之日不可留;

亂我心者,今日之日多煩憂。

長風萬里送秋雁,對此可以酣高樓。

蓬萊文章建安骨,中間小謝又清發。

俱懷逸興壯思飛,欲上青天覽明月。

抽刀斷水水更流,擧杯銷愁愁更愁。

人生在世不稱意,明朝散髮弄扁舟。

Qìwǒqùzhě, zuórìzhīrìbùkěliú;

Luànwǒxīnzhě,jīnrìzhīrìduōfányōu.

Chángfēngwànlǐsòngqiūyàn, duìcǐkěyǐhāngāolóu.

PéngláiwénzhāngJiàn'āngǔ, zhōngjiānxiǎoxièyòuqīngfā.

Jùhuáiyìxìngzhuàngsīfēi, yùshàngqīngtiānlǎnmíngyuè.

Chōudāoduànshuǐshuǐgèngliú, jǔbēixiāochóuchóugèngchóu.

Rénshēngzàishìbúchènyì, míngzhāosànfànòngpiānzhōu.

기아거자 작일지일불가류; 난아심자 금일지일다번우.

장풍만리송추안 대차가이한고루.

봉래문장건안골 중간소사우청발.

구회일흥장사비 욕상청천람명월.

추도단수수갱류 거배소수수갱수.

인생재세불칭의 명조산발농편주.

날 버리고 간 ‘어제’ 붙들 수 없고,

내 마음 어지럽히는 ‘오늘’은 근심 뿐일세.

긴 바람 불어와 가을기러기 만리너머 떠나 보내며, 높은누각에 올라 실컷 취해도 좋으리.

건안시대 스타일의 그대 문장이 있고, 맑고 빼어난 사조의작품 같은 내 시가 있구려.

두 가슴 고아한 흥취에 호방한 생각 솟구치니, 저 하늘 위로 날아올라 밝은 달을 따고 파라.

칼을 뽑아 물을 잘라도 흐르는 물처럼, 술잔 들어 시름을녹여봐도 더하는 시름.

여의치 않은 이 세상 이 인생, 차라리 내일 아침 머리 풀어헤치고 조각배나 몰며 떠돌까나.

원제목은 꽤 길다. 〈선주사조루전별교서숙운(선주 사조루에서 교서랑 이운(李雲)을 전별하다)〉. 이백(AD 701-762)이 선주〈오늘날의 안후이(安徽)성 쉬안청(宣城)〉에 있는 ‘사조루’에서 읊은 자유로운 형식의 ‘칠언고시(古詩)’다. ‘사조루’는 남조제(齊)나라 사조(謝脁, AD 464-499)가 이 지역 태수(太守)로있던 시절, 서재 겸 집무실로 지어 평범하게 ‘고재(高齋)’라 부르던 누각이었는데, 나중에 시인으로서의 유명세를 타고 ‘사조루’라는 통칭이 생겼다. 훗날 명승고적 ‘강남 4대 명루’의 하나에까지 들게 된 것은 필시 이백의 이 작품 덕분이리라.

뛰어난 사경(寫景)과 청아 담백한 분위기의 오언시에 능했던 사조는 일찍부터 이름이 높았고 후대의 이백과 두보, 두 걸출한 대가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백은 작품 속에서 자신을 사조에 비유할 정도로 팬이었다. 좋아하는 시인과인연 깊은 땅에서 그 이름을 딴 누각에 올라 뜻 맞는 지인과술자리를 벌였으니 한층 감흥이 솟구칠만 하다. 이운은 비서성교서랑(秘書省 校書郞, 국가의 문서 및 도서 교감을 전담한 관직)을 역임한 바 있는 당대의 문장가였다.

이상을 품고 임했던 한림원 관직을 박차고 나와 만유생활을재개한 이백이 선주에 머물고 있을 때, 마침 감찰어사로 나온 이운과 재회한 후전별의 명목으로 사조루에 올라 술 한잔 하며 시국과 세태에 대한 비분강개를 토로하게 된 것이다. ‘전별’이라는제목이 무색하게 송별에 관한 직접적 언급은 없다. ‘석별의 정’쯤, 이상과 현실의 괴리, 그 괴로운 공감의 대하에 묻힌 소소한물줄기에 불과했던 걸까.

후한 시대 국가 장서를 관장하는 부서‘동관(東觀)’을 도가적 명칭‘봉래산(蓬萊山)’이라 했고, 동관에 해당하는 비서성을 당나라 사람들은 봉산 또는 봉각이라 불렀다. 비서성 교서랑을 역임한 이운이므로 여기서 ‘봉래문장(蓬莱文章)’이란이운의 글을 가리킨다.‘건안골(建安骨)’이란 후한 헌제(獻帝)의 건안 연간(AD 196-220), 조(曹)씨3부자(조조, 조비, 조식)와 이른바 ‘건안7자’ 문인들이 구축한 시문의 기풍, 곧 ‘건안풍골’이다. 끝없는 전란의 세상을 등지고 초야에 묻혀 은일을추구하던 시인들이 있는 반면, 유약한 감상적 풍조를 배격하며백성들의 비참한 삶과 현실의 부조리를 시문으로 고발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건안문학’의 주역들이다.

〈사조루에서 이운을 전별하다〉는 독자들 나름대로 음미,인용할 만한 표현들로 가득하다. 인생사의 근본적 한계상황 흐르는 시간의 불가역성, 고뇌의 현재적 불가피성을 평이한 22개글자로 명제화시킨듯한 프롤로그를 포함해 구구절절 마치 명구의 모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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